“아니, 젊은 사람이 얼마나 게으르면 벽이 썩어? 환기를 안 하니까 그렇지. 나갈 때 싹 다 원상복구 해놓고 나가요.”
딱 2년 전, 영하 10도의 겨울밤이었습니다. 안방 장롱 뒤에서 시커멓게 피어오르는 곰팡이를 보고 기겁해서 집주인에게 전화했다가, 대뜸 저런 폭언을 들었습니다. 순간 머리가 멍하더군요. 저는 기관지가 안 좋아서 한겨울에도 아침저녁으로 30분씩 창문을 열었고, 제습기까지 24시간 풀가동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벽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데, 무조건 “네가 관리 안 해서 생긴 거니 네 돈으로 고쳐라”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억울해서 잠도 안 왔습니다. 매일 퇴근하고 마스크 쓰고 락스 칠 하느라 머리는 깨질 것 같고, 기침은 멈추질 않는데 수리비 수백만 원을 내라니요. 그날 밤, 저는 결심했습니다. “내 돈은 1원도 못 쓴다. 그리고 이 지옥 같은 집에서, 내 돈 다 받고 당당하게 나간다.”
이 글은 뻔한 “환기 자주 하세요” 같은 잔소리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집주인의 콧대를 꺾어버린 결정적인 증거(단돈 2만 원)와, 이사 비용까지 뜯어내고 탈출한 과정을 가감 없이 푼 ‘생존 일지’입니다.
1. 말로 싸우면 100% 집니다 (가스라이팅의 실체)
겨울철만 되면 세입자 커뮤니티가 뒤집어집니다. 2026년인 지금도 집주인들의 레퍼토리는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습니다. “네가 환기 안 해서 생긴 결로다(선관주의 의무 위반).”
저도 처음엔 순진하게 말로 호소했습니다. “사장님, 저 진짜 환기 열심히 했어요! 억울해요!” 근데 소용없습니다. 집주인은 “증거 있어? 남의 집 망가뜨려 놓고 어디서 큰소리야?”라며 오히려 더 크게 나옵니다. 이때 제가 뼈저리게 깨달은 게 있습니다. 사람은 말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데이터’ 앞에선 입을 다문다는 사실을요.
💡 신의 한 수: 열화상 카메라 (비용 2만 원) 저는 억울해서 잠 못 자던 다음 날, 당근마켓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하루 대여했습니다. (동네 공구 대여점이나 주민센터에서도 빌려줍니다.) 그리고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어놓고 곰팡이가 핀 벽면을 찍었습니다.
[찍자마자 소름 돋았던 결과]
- 방 한가운데 실내 온도: 23도 (따뜻함).
- 곰팡이가 핀 벽 모서리 온도: 영상 4도 (냉장고 수준).
- 결론: 이건 환기 문제가 아닙니다. 벽 속에 단열재가 없거나 깨져서 벽 자체가 얼어버린 ‘냉교 현상(Thermal Bridge)’입니다. 실내와 벽 온도 차이가 19도나 나는데, 환기를 24시간 한들 이슬(물방울)이 안 맺히겠습니까?
이 새파랗게 질린(냉기 가득한) 사진 한 장을 문자로 딱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환기 타령”하던 집주인이 바로 전화를 안 받더군요. 할 말이 없어진 겁니다.
2. 돈 싸움의 시작: “도배? 아니요, 단열 공사부터 하세요”
원인(구조적 하자)이 사진으로 명백히 입증됐으니, 이제 돈 문제를 따져야 했습니다. 집주인은 그제야 꼬리를 내리고 “알았어, 도배는 새로 해줄게”라고 선심 쓰듯 말하더군요. 여기서 “감사합니다” 하고 넘어가면 호구 됩니다. 도배만 하면 뭐 합니까? 벽이 4도인데 일주일 뒤면 벽지 또 썩습니다.
저는 2026년 최신 판례와 분쟁조정 사례를 들이밀며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사장님, 도배만 새로 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이건 민법 제623조에 따른 임대인의 수선 의무 위반입니다. 곰팡이 제거는 기본이고, 벽 뜯고 ‘단열 공사’부터 다시 해주세요. 아니면 제가 업체 부르고 비용 청구하겠습니다.”
[책임 소재 정리 (제 피 같은 경험)]
- 집주인 부담: 열화상 카메라로 찍었을 때 온도 차가 극심함, 외벽에 금이 감, 윗집 누수. → 단열 공사비 + 도배비 전액.
- 세입자 부담: 가구 뒤가 1cm 틈도 없이 꽉 막혀 있음, 실내에서 빨래 널고 가습기 펑펑 틈, 벽 온도는 정상인데 곰팡이 핌. → 청소비.
저는 단열 부족이 명확했기에, 결국 집주인이 150만 원짜리 단열 시공(이보드 공사)과 실크 벽지 도배까지 전액 부담했습니다. 제가 사진 안 찍고 쫄았다면? 제 돈 75만 원 날리고 곰팡이 포자 마시며 살 뻔했습니다.
3. [탈출기] “공사해 줘도 못 살겠습니다” 계약 해지
근데 진짜 지옥은 여기서부터였습니다. 살림살이가 다 있는데 공사를 한다? 먼지 구덩이에서 자야 하고, 짐 다 옮겨야 하고… 이미 곰팡이 포자 때문에 제 기침은 멈추지 않는데, 공사해 준다고 다시 살 수 있을까요? 저는 ‘계약 중도 해지’를 결심했습니다.
집주인은 “고쳐준다는데 왜 난리냐, 정 나가고 싶으면 복비 내고 새 사람 구하고 나가라”고 나오더군요. 하지만 저는 ‘제 건강 기록’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계약 해지 빌드업 과정]
- 병원행: 이비인후과에 가서 “곰팡이 포자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 및 천식 악화”라는 소견서(진단서)를 받았습니다. (이게 법적으로 진짜 강력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결정타): 우체국 갈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넷 우체국에서 딱 이렇게 써서 보냈습니다.”임차 주택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제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진단서 첨부). 민법 제627조에 따라 ‘거주’라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계약을 즉시 해지합니다. 만약 보증금을 제날짜에 안 돌려주시면, 치료비 청구 및 손해배상 소송까지 가겠습니다.”
내용증명 받고 3일 뒤에 집주인이 연락 오더군요. 목소리가 완전히 죽어 있었습니다. “알았으니까… 이번 달 말에 보증금 빼줄게. 대신 공사해야 하니까 방 좀 빨리 비워줘.” 결국 저는 복비 0원, 이사 비용 일부까지 지원받고 그 지옥 같은 집을 탈출했습니다.
4. [Action] 집주인 입 다물게 하는 ‘문자 양식’
지금 벽지에 곰팡이 보이시나요? 제발 물티슈로 쓱 닦고 끝내지 마세요. 그건 증거 인멸입니다. 발견 즉시 사진 찍고, 아래 문자를 보내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제가 보냈던 문자 그대로 드립니다.
[초기 대응 문자 (복사해서 쓰세요)]
“임대인님, 안방 외벽 쪽에 결로와 곰팡이가 심각하게 번지고 있습니다. (사진 첨부) 저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환기하고 제습기도 가동하며 관리했습니다. 그런데도 벽면 자체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물기가 계속 맺히네요. 이건 제 관리 소홀이 아니라 건물의 ‘단열 하자’가 확실해 보입니다. 방치하면 벽지랑 가구 다 망가지니,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 불러서 수리해주세요. 나중에 저한테 책임 전가하시면 곤란합니다.”
이렇게 “나는 관리 다 했다 + 이건 건물 문제다”라고 못을 박아두는 게 핵심입니다.
마치며: 곰팡이와 타협하지 마세요
제 경험상, 곰팡이는 닦아낸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벽 속에서부터 썩어 나오는 암덩어리니까요.
집주인 눈치 보느라 락스 냄새 맡아가며 여러분의 폐를 망가뜨리지 마십시오. 2만 원짜리 열화상 카메라와 단호한 문자 한 통이면, 여러분은 ‘집 관리 못한 죄인’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찾는 똑똑한 세입자’가 될 수 있습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지금 당장 벽면 사진부터 찍으세요.
🦠 곰팡이 책임, 딱 정해드립니다
| 구분 | 임대인 (집주인) | 임차인 (세입자) |
|---|---|---|
| 원인 | 건물 노후, 누수, 단열재 부실 (구조적) |
환기 부족, 가습기 과다, 가구 밀착 배치 |
| 증거 | 벽면 온도차 (결로) 외벽 크랙, 물자국 |
창문 주변만 발생 가구 뒤쪽만 발생 |
| 책임 | 도배+단열 시공비 | 청소 및 원상복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