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나 월세 살다가 계약 기간(2년)이 끝났는데, 집주인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어서 그냥 살게 되는 경우. 이걸 법적으로 ‘묵시적 갱신(Implicit Renewal)’이라고 합니다.
세입자에게는 ‘신이 내린 방패’와 같은 상태죠. 하지만 이 방패를 들고 이사를 나가려 할 때, 집주인들은 “관행”이라는 이름의 창을 들고 공격해옵니다.
“김 선생님, 약속(2년 연장) 어기고 중간에 나가는 거니까 복비(중개수수료) 80만 원은 내고 가셔야죠?”
이 말에 90%의 세입자는 “아, 그런가요? 죄송합니다”하며 지갑을 엽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을 읽은 당신은 그 80만 원으로 이사 비용을 충당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감정을 섞지 않고, 철저히 [법리(Logic)]와 [협상(Deal)]의 관점에서 집주인의 억지를 무력화하는 실전 공략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 Phase 1. 전황 분석: 나는 ‘묵시적 갱신’ 상태인가?
싸우기 전에 피아식별부터 해야 합니다. 내 상황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상태인지 확인하십시오.
[체크리스트: 묵시적 갱신 성립 조건]
- 침묵의 기간: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2020.12.10 이후 계약 기준).
- 무반응: 집주인이 “나가라” 혹은 “보증금 올리겠다”는 통보를 안 함.
- 결과: 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2년 더 연장된 것으로 간주.
⚠️ 주의: 패배하는 케이스 (재계약) 만약 당신이 “2년 더 살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거나, 계약서를 새로 작성했다면? 이건 묵시적 갱신이 아니라 ‘재계약’입니다. 이 경우 중도 퇴실 시 위약금(복비)을 물어야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오늘은 오직 ‘서로 아무 말 없었던’ 묵시적 갱신 케이스만 다룹니다.)
⚔️ Phase 2. 집주인의 공격 vs 국토부의 방어 (팩트 체크)
집주인이 복비를 요구할 때 내세우는 논리와, 이를 격파할 법적 근거를 VS 구도로 정리했습니다.
[핵심 법리 해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묵시적 갱신 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 국토부 유권해석 & 판례(98다33797): 계약 해지권은 법적 권리이므로 위약금(복비)을 낼 필요가 없다. 중개수수료는 임대인(집주인)과 새로운 임차인 사이의 문제일 뿐이다.
즉, 집주인의 “네가 계약 깼잖아!”라는 말은 틀렸습니다. 당신은 계약을 깬 게 아니라, 법이 준 ‘해지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 Phase 3. 현실적 리스크: ‘3개월 월세’라는 인질
법적으로 복비는 안 내도 됩니다. 하지만 집주인에게는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해지 통보 후 3개월 뒤 효력 발생” 조항입니다.
[상황 시뮬레이션]
- 나: “사장님, 저 다음 달에 나갑니다. 복비는 사장님이 내세요.”
- 집주인: “법대로 하자고? 그래. 법에 보면 ‘통보 후 3개월 뒤’에 돈 주라고 되어 있네? 난 3개월 뒤에 보증금 줄 거니까 그때까지 월세 계속 내. 아니면 네가 복비 내고 다음 사람 구해오든가.”
이게 진짜 무서운 함정입니다. 당장 이사를 가야 하는데 보증금이 3개월 묶이면? 게다가 비어있는 집에 월세까지 내야 한다면? 복비 80만 원 아끼려다 월세 200만 원 깨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협상]이 필요합니다.
🤝 [협상의 기술: Give & Take] 집주인을 이기려 들지 말고, ‘실리’를 챙기세요.
“사장님, 법적으로 복비는 사장님 부담이 맞습니다(근거 제시). 하지만 저도 급하니, 제가 집 보여주는 거 적극 협조하고 입주 청소비(약 30만 원) 정도는 지원해 드릴게요. 대신 보증금은 새 세입자 구해지는 대로 바로 빼주세요.”
이렇게 나오면 집주인도 “3개월 기다려서 월세 받는 것보다, 빨리 내보내고 새 계약 맺는 게 낫겠다”고 판단합니다.
✉️ Phase 4. 결정적 한 방: ‘문자 통보’ 양식
구두로 말하면 “난 들은 적 없다”고 오리발 내밉니다. 반드시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증거’를 남겨야 3개월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 이사를 하게 되어 연락드렸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및 판례(98다33797)에 따라, 묵시적 갱신 해지 시 중개보수는 임대인께서 부담하는 것이 원칙임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법적 의무가 없으나, 원만한 마무리를 위해 집 보여주기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이사 예정일인 OO월 OO일에 맞춰 보증금 반환 부탁드립니다.
[문자 발송 후 팁] 문자를 보내고 나면 십중팔구 전화가 옵니다. 그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하세요. “네, 사장님. 저도 변호사 지인한테 알아보고 연락드린 거예요.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좋게 마무리하시죠.”
🚨 Phase 5. 특수 케이스: ‘갱신권(2+2)’ 사용 시 주의점
묵시적 갱신이 아니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연장한 경우도 많이 헷갈려 하십니다.
- 결론: 묵시적 갱신과 똑같이 ‘해지 통보 후 3개월 뒤 효력 발생’이며, 국토부는 ‘복비도 집주인 부담’이라고 해석합니다.
- 리스크: 다만, 아주 드물게 “갱신권을 쓴 건 계약 기간을 확정한 것”이라며 세입자에게 복비를 물리는 하급심 판례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 전략: 그래서 고수들은 굳이 “갱신권 쓸게요”라고 말 안 합니다. 그냥 조용히 묵시적 갱신으로 넘어가는 게 가장 안전하고 강력합니다.
마치며: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부동산 시장에는 잘못된 관행이 너무나 많습니다. “원래 그래요”라는 말에 속아 넘어간 세입자들의 돈으로 건물주는 더 부자가 됩니다.
집주인이 악해서가 아닙니다. 그들도 몰라서, 혹은 손해 보기 싫어서 던져보는 겁니다. 그 던진 돌에 맞지 않으려면 [정확한 법리]와 *단호한 태도]라는 방패가 필요합니다.
오늘 이 글을 저장해두세요. 그리고 이사 나가는 날, 집주인에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문자를 보내십시오. 그 문자 한 통의 가치는 최소 80만 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