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원상복구 전쟁 “벽지 못자국 때문에 도배비 100만 원 내놔? 집주인 입 다물게 한 ‘통상적 손모’ 판례와 감가상각의 비밀

아니, 세입자 양반. 벽에 못을 왜 이렇게 많이 박았어? 이거 새집이었는데 다 망가졌네. 도배 싹 다시 해놓고 나가요. 견적 100만 원은 나오겠는데? 이거 보증금에서 까고 줍니다.

12월의 어느 추운 날이었습니다. 전세 만기로 이사하던 날, 짐이 다 빠지고 텅 빈 집을 둘러보던 집주인이 안방 벽을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황당했습니다. 결혼사진이랑 벽걸이 시계 걸려고 박은 작은 핀 자국 4개가 전부였거든요. 벽지가 찢어진 곳도 없었고, 2년 살면서 생긴 생활 때가 좀 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도배비 전액을 내놓으라니요?

이사 트럭은 1층에서 시동 걸고 기다리는데, 집주인은 돈 못 준다며 버티고… 정말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50만 원이라도 주고 끝낼까 하는 유혹이 들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서울중앙지법 판례’와 ‘LH 도배지 내구연한표’를 들이밀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저는 단 1원도 내지 않고 보증금 전액을 그 자리에서 받아냈습니다.

집주인들의 악질적인 “원상복구 가스라이팅”에서 탈출하는 법입니다. 세입자가 어디까지 물어줘야 하고, 어디서부터는 당당하게 거절해도 되는지, 법적 기준(통상적 손모)과 협상 스크립트를 제 경험을 갈아 넣어 낱낱이 공개합니다.


1. “못 박으면 무조건 배상?” →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가장 많이 싸우는 게 바로 ‘못자국’입니다. 집주인들은 “남의 집 벽에 구멍을 냈으니 파손이다”라고 주장하고, 세입자는 “살면서 시계 하나 못 거냐”라고 맞섭니다. 2026년 현재, 법원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 기준은 명확합니다. 핵심은 ‘구멍의 크기와 개수’입니다.

✅ 세입자 책임 X (돈 안 내도 됨)

  • 생활형 핀/못: 달력, 시계, 가벼운 액자를 걸기 위해 박은 소수의 작은 못(핀).
  • 생활 기스: 가구를 놓았던 자리에 벽지가 눌린 자국, 냉장고 뒤편의 벽지 변색(열기로 인한 그을림), 햇빛을 받아 누렇게 뜬 벽지.
  • 법적 근거: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하다 생긴 손모(닳음)는 임대료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서울중앙지법 2007가합82000 판결 등)
  • 논리: 월세나 전세 보증금의 이자에는 집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낡아가는 것에 대한 대가(감가상각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전 방어 멘트]

“사장님, 판례(2007가합82000) 보셨나요? 시계나 달력 거느라 생긴 미세한 못자국은 사람이 살면서 당연히 생기는 ‘통상적 손모’에 해당해서 원상복구 의무가 없습니다. 제가 벽을 부순 것도 아니고, 생활하는 데 이 정도도 못합니까? 이건 법적으로 물어줄 의무가 없습니다.”

❌ 세입자 책임 O (돈 내야 함)

  • 대형 나사/스크류: 벽걸이 TV 설치를 위해 타일이나 콘크리트에 뚫은 대형 구멍(앙카). (이건 미리 허락 안 받으면 100% 물어줘야 합니다.)
  • 에어컨 배관 구멍: 사전에 집주인 동의 없이 뚫은 경우.
  • 과도한 못질: 한 벽면에 못을 수십 개 박아 벌집을 만든 경우, 못을 빼다가 벽지를 10cm 이상 찢어먹은 경우.
  • 대응법: 이건 인정해야 합니다. 단, ‘부분 도배’ 비용만 물어주면 되지, 방 전체나 집 전체 도배비를 줄 필요는 없습니다. (한 면만 바르는 비용 5~10만 원 선에서 합의하세요.)

2. “담배 피우셨어요?” → 흡연 니코틴은 빼박입니다 (패배 인정)

이건 제가 쉴드 쳐드릴 수가 없습니다. 만약 실내에서 흡연을 해서 벽지가 누렇게 변색(니코틴 착색)되었거나 냄새가 벽지에 배어버렸다면? 100% 세입자 책임입니다. 이건 ‘통상적 손모’로 봐주지 않습니다.

[왜 니코틴은 다를까?]

  • 판단 기준: 흡연은 건물의 ‘통상적 사용’ 범위를 넘어선 ‘비정상적 사용’으로 간주합니다. 판례에서도 실내 흡연으로 인한 훼손은 임차인의 관리 의무 위반으로 봅니다.
  • 배상 범위: 단순 도배비뿐만 아니라, 특수 청소비(니코틴 제거 및 탈취)까지 청구당할 수 있습니다. 니코틴 쩐내는 도배만 새로 한다고 빠지는 게 아니라 시멘트 벽까지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흡연자를 위한 생존 팁] 이사 나가기 일주일 전, 다이소나 인터넷에서 ‘니코틴 제거제’를 사서 벽면을 닦아보세요. 그리고 환기를 미친 듯이 시키세요. 만약 그래도 냄새가 안 빠진다면? 집주인에게 걸려서 “업체 부르겠다(30~50만 원)”는 소리 듣기 전에, 차라리 내가 먼저 도배 기능사 불러서 그 방만 몰래 도배(15만 원)해놓는 게 훨씬 쌉니다.


🛠️ 이거 돈 내야 하나요? (판례 기준)
손상 내용 책임 주체 비고
미세 못자국, 핀 자국
가구 눌린 자국, 변색
임대인 (집주인) 통상적 손모
벽걸이 TV (대형 타공)
반려동물 훼손
임차인 (세입자) 원상복구 의무 O
흡연 (니코틴 착색)
음식물 튄 자국
임차인 (세입자) 청소비/도배비

3. “도배한 지 6년 지났는데요?” (감가상각의 마법)

이게 오늘 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집주인이 “벽지 찢어졌으니 새걸로 해놔”라고 할 때, 무턱대고 새것 가격(시공비 포함 100%)을 주면 호구 중의 상호구입니다.

세상 모든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집니다. 이를 ‘감가상각’이라고 합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 수선비 부담 지침에 따르면, 도배지(벽지)의 내구연한은 보통 6년입니다.

[감가상각 계산의 마법]

  • 상황: 입주할 때 새 도배였고, 2년 살고 나갈 때 벽지를 왕창 찢어먹음.
  • 계산: 전체 수명 6년 중 2년을 썼으니, 남은 가치는 4년 치(66%)입니다.
  • 결론: 도배비가 30만 원 나왔다면, 30만 원을 다 주는 게 아니라 20만 원(66%)만 주면 됩니다.
  • 더 강력한 상황 (필승): 입주할 때 이미 4년 된 헌 벽지였고, 내가 2년 살아서 총 6년이 지남.
  • 결론: 배상액 0원. (이미 수명이 다한 벽지라 잔존가치가 0원입니다. 찢어먹든 낙서를 하든, 어차피 집주인이 자기 돈으로 갈아야 할 시기였으므로 세입자는 물어줄 필요가 없습니다.)

[실전 협상 스크립트] 집주인이 100만 원 달라고 하면, 눈 하나 깜빡이지 말고 이렇게 말하세요.

“사장님, 이 벽지 제가 들어올 때 새거 아니었죠? 색 바랜 거 보니까 최소 4~5년은 된 거 같은데요. 도배지 내구연한이 통상 6년인데, 지금 6년 넘어서 어차피 교체 주기가 된 거 아닙니까? 잔존가치가 0원인데 제가 왜 새 도배비를 물어줍니까? 법원 가도 이건 ‘부당이득’이라 인정 안 됩니다. 정 억울하시면 법대로 청구하세요. 감가상각 계산해서 판결 나오면 그때 드릴게요.”

이 논리(잔존가치 0원)를 들이대면, 대부분의 집주인은 “뭐 이런 독한 놈이 다 있어?” 하면서 꼬리를 내립니다.


4. [변수] “반려동물이 긁었어요” & “결로 곰팡이”

애매한 상황 두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① 반려동물(고양이/강아지)이 벽지나 문틀을 긁음

  • 판정: 100% 세입자 책임.
  •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건 ‘관리 소홀’입니다.
  • 팁: 집주인에게 걸리기 전에 ‘다이소 메꿈이’나 ‘벽지 보수 스티커’로 티 안 나게 수습하거나, 숨고 같은 어플로 부분 보수 전문가를 부르세요. 집주인이 견적 내는 순간 가격은 2배로 뜁니다.

② 곰팡이가 피었음

  • 상황 A (구조적 문제): 외벽 쪽에만 피고, 닦아도 물이 줄줄 흐름(결로). → 집주인 책임 (수리 요구 가능).
  • 상황 B (관리 소홀): 가구를 벽에 딱 붙여놔서 통풍을 막았거나, 환기를 전혀 안 함. → 세입자 책임 (청소비 부담).
  • 팁: 곰팡이는 발견 즉시 사진 찍어서 집주인에게 “이거 결로 같다”고 문자를 보내놔야 나중에 덮어쓰지 않습니다.

5. 꼬투리 안 잡히는 ‘입주 당일’ 필수 루틴

이사 나갈 때 싸우지 않으려면, 이사 들어가는 날(입주 당일)이 제일 중요합니다. 집주인은 당신이 들어오기 전 상태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니,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모든 걸 당신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하죠.)

① 입장하자마자 ‘증거 영상’ 촬영 (짐 풀기 전!)

  • 짐 풀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켜고 현관부터 베란다, 화장실 타일 깨진 곳까지 천천히 훑으세요.
  • 특히 벽지 찢어진 곳, 바닥 찍힌 곳, 문틀 까진 곳, 기존 못자국은 줌인해서 찍어두세요.
  • 말하면서 찍으세요. “여기 안방 오른쪽 모서리, 입주 전부터 찢어져 있음. 여기 거실 바닥 찍힘 있음.”

② 집주인에게 문자 전송 (타임스탬프 박제)

  •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바로 집주인에게 보내세요.
  • 문자 내용: “사장님, 지금 입주했는데 벽지에 찢어진 곳이랑 바닥 찍힘, 못자국이 꽤 있네요. 제가 한 거 아니라는 거 확인차 사진 보냅니다. 나중에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이렇게 ‘기록’을 남겨두면, 2년 뒤 퇴거할 때 집주인이 “네가 그랬지?”라고 덮어씌우는 걸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자 한 통이 나중에 100만 원을 아껴줍니다.

마치며: “통상적 손모” 이 단어만 기억하세요

전세 월세 살면서 숨만 쉬고 살 수는 없습니다. 햇빛 받아 벽지가 누렇게 뜨고(변색), 무거운 가구 놓은 자리에 장판이 눌리고, 시계 걸려고 못 하나 박는 건 세입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사용 수익권)’이지 ‘파손’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가 내는 비싼 월세와 전세 보증금 이자에 그 비용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집주인이 이사 당일 보증금에서 돈을 까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쫄지 말고 당당하게 외치세요. “사장님, 이건 제가 망가뜨린 게 아니라 세월이 만든 ‘통상적 손모’입니다. 법적으로 제가 물어줄 의무 없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여러분의 소중한 보증금을 지켜줄 겁니다.

🛡️ “도배비 다 내놔!” 방어 논리

집주인이 헌 벽지를 새 벽지로 바꾸는 비용 전액을 청구하나요? ‘감가상각’으로 반박하세요.

논리: “벽지(소모품)의 법적 수명은 통상 6년입니다. 제가 입주할 때 이미 4년 된 벽지였고, 2년 살아서 총 6년이 지났으니 잔존 가치는 0원입니다. 가치가 없는 헌 물건을 망가뜨렸다고 새 물건 값을 주는 건 ‘부당이득’입니다.”

⚠️ 주의: 파손이 너무 심각해서(벽을 부수거나) 인테리어 공사 수준이라면 이 논리가 안 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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